겨울 강은 참 묘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어느 날처럼 잔잔하지만, 그 안에 서늘한 정적과 깊이가 함께 깃들어 있지요.
영월 여행 중, 잠시 발길을 멈추게 했던 곳이 바로 판운 섶다리였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를 나무다리지만,
한겨울에 만난 이 섶다리는 그 자체로 작은 풍경이 되고 있었습니다.
강 위를 가로지르는 얇은 나무다리,
그 아래로는 얼지 않은 강물이 천천히 흐르고,
다리 위엔 지난밤 내린 눈이 얇게 쌓여 있었습니다.
한 걸음씩 조심히 내디디면서 마치 시간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이 들더군요.
섶다리는 매년 봄이면 유실되었다가 가을에 다시 놓는다고 하는데요,
이런 임시성과 계절성을 간직한 구조물이라 그런지
더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날 제가 만난 판운 섶다리의 겨울 풍경을
직접 찍은 사진들과 함께 담아보았습니다.
차분한 겨울 영월의 분위기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영월 섶다리 마을
영월군 판운리는 여름에는 맑은 물과 녹음이 우거진 풍경으로 유명하지만 겨울 무렵이면 섶다리 때문에 유명하다. 섶다리는 예전에는 영월과 정선 일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이었지만, 지금은 현대적인 교량이 들어서 대부분 사라진 이색 풍물이 되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섶다리는 통나무, 소나무 가지, 진흙으로 만들어진다. 매년 추수를 마치고 10월 말경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4~5일에 걸쳐 만들었다가 다음 해 5월 중순경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거두어들인다. 물에 강한 물푸레나무를 Y자형으로 거꾸로 막고, 그 위에 굵은 소나무와 참나무를 얹어 다리의 골격을 만든 후 솔가지로 상판을 덮고 그 위에 흙을 덮는다. 지네 발을 닮았다고도 비유되는 이 섶다리는 돌을 쌓아 만들고, 못을 사용하지 않고 도끼와 끌로만 기둥과 들보를 만드는 정교한 작업이 요구된다.
판운리의 섶다리는 판운마을회관 앞에 놓여 평창강을 사이에 둔 밤나무가 많이 난다는 밤뒤마을과 건너편의 미다리 마을을 하나로 연결해주고 있다. 미다리라는 지명 이름도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여름 장마 때면 섶다리가 떠내려가 다리가 없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이제는 강변도로가 잘 정비되어 관광객들이 편히 오고 갈 수 있다.
이곳 마을은 친환경농업으로 [강원도 새농촌건설 우수마을]로 선정되기도 하였으며, 겨울이면 주민들이 공동으로 영월지역에서 직접 재배한 콩으로 메주를 쑤어 전통적인 재래방식으로 황토방에서 수개월간 숙성시킨 메주를 시판하고 있다.
출처 - https://korean.visitkorea.or.kr/detail/ms_detail.do?cotid=91650bf4-3fc6-4b66-987c-23ed8d01ee8d